• 284 관람시간

    10:00am - 7:00pm

  • 월요일 휴관

    전시 종료 30분 전 입장 마감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

타이포잔치 2015

By 2015-11-11지난전시

타이포잔치 2015

  • 2015. 11. 11 - 2015. 12. 27
  • 전시

긴밀한 관계 속의 도시와 문자

이 시대, 지구 상의 현대인 중 대다수가 도시에 거주하며, 그들이 머무는 도시에는 고유의 문화, 언어, 관습 등의 흔적이 곳곳에 다른 형태로 나타납니다. 우리는 물리적인 형상을 통해 주로 도시의 인상을 받게 되는데 그것은 어쩌면 도시를 운용하는 자들의 방식에 따라 구축된 신기루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진본성(The Authentic)’ 있는 고유한 도시만의 문화적 특징은 전통이든 버내큘러든 간에 사람들의 삶 속에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도시 속 여기저기서 피부병처럼 표출된 ‘거리 문자’들은 마치 고해성사를 하듯 그러한 삶의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텍스트가 난무하는 광고판과 거리에 흩어진 전단지들은 속도를 제한하고, 방향을 지시하는 표지판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지하철 가판대에 있던 신문과 잡지 속 정보들은 손안의 전자기기 속으로 들어와 도시인들의 시선을 독차지하며, 다소곳이 건물 한켠에 자리 잡았던 간판들은 다양한 형태와 기술로 치장하고 도시 전체를 뒤덮습니다.
<타이포잔치 2015>는 도시 속에 존재하는 진본성 있는 장면들을, 회복해야 할 그 도시만의 고유한 문자 문화적 현상으로 간주하며, 그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때론 불편하기도 한) 대상들 역시 시민들의 중요한 환경으로 인식하여 그곳에서, 어쩌면 그것들과 함께 잔치를 벌여보고자 합니다. 이는 타이포잔치만이 가진 고유한 방법으로 이 시대를 해석하는 행위입니다. 또한, 그로써 이 시대에 필요한 가치를 제안하며, 도시 환경 속에서 문자 문화에 관심을 가져온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의 시선을 여러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김경선 총감독

타이포그래피, 도시의 단면

타이포잔치가 도시를 주제로 삼은 것은, 아마도 사람의 삶이 가장 복잡하게 뒤섞인 곳이기 때문에 도시 구석구석에 스며 있는 문자들의 생태가 궁금해서였을 것입니다. ‘C( ) T( )’라는 타이포잔치의 로고에 포함된 ‘( )’는 다양한 해석과 참여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도시를 횡단하는 여러 단면을 끌어내어 담아내 보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대하고 다양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도시의 복잡한 내부를 조금이나마 세밀히 살펴보는 방법은 그 단면을 표본으로 관찰하는 방법 외에 별 뾰족한 수가 없을 듯싶습니다. 도시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훨씬 빠르게 흐른다는 것을 충분히 체감해왔지만, 오히려 시간을 지금 순간에 멈추어 두고 도시를 내려다보면, 지역이나 공간은 부여된 기능으로 서로 나뉘고 다시 경제적인 차이로 점차 구별되며 다시 그에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이런저런 이유들로 구분되어 다른 무늬의 단면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경계를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무늬가 바로 문자입니다.
이런 문자를 표현 재료로 삼는 타이포그래피는, 글자를 기능적으로 최적화된 상태로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규칙과 논리를 축적해가며 나름의 학문적 영역을 구축해왔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 문자에도 언어에 버금가는 조형적 뉘앙스를 부여하기 위해 디자이너들은 독자적 표현에 끝없이 몰입해왔습니다. 이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의 메신저, 댓글 등이 보편화하면서 더 이상 언어를 말과 글로 선명히 나누어 다룰 수 없는 경우가 점점 많아집니다.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를 구분해 사회와 문화를 관찰하는 방법은 이제 참조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이다 보니 문자를 매개로 도시를 살펴보는 일이 그리 만만할 리 없지만, 타이포잔치에 참여하는 많은 작가는 자기 나름의 새로운 시선과 방법으로 도시의 단면을 잘라내 전시장으로 옮겨보려 시도합니다.
이번 타이포잔치에서는, 각기 다른 도시에서 태어나고 성장해온 여러 작가가 전시 주제인 ‘C( ) T( )’의 개념을 해석하여 포스터 연작을 만들고, 타이포그래피와 컬러, 형태만을 이용해 세계의 여섯 도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특별 전시가 진행되며, 아시아의 다양한 도시에 거주하는 디자이너와 타이포그래퍼들이 국가의 프레임이나 아시아의 보편성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그 풍경을 모아 기록하여 거대한 도시의 텍스처를 생성하는 도전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한, 도시를 여행하는 이방인을 환영하는 매개물로 호텔이라는 공간을 표현의 접점으로 삼거나, 서점과 같은 문자 밀집 공간을 네트워크로 묶어 관찰 대상으로 제안하기도 하며, 종로를 지배하고 있는 거리 미디어들을 도시의 단면으로 삼아 전시장 안으로 끌어들이기도 합니다. 파주출판도시에서 버려지는 책들의 궤적을 추적하여 규격화된 벽돌로 치환하는 작업, 또는 도시를 바라보는 방법으로 ‘결여’라는 개념을 선택하여, 학생들과 함께 불완전한 도시를 설정하고 그 본성을 관찰하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도시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자 현상을 표현하고 전시하는 모습이라기보다는 도시 공간이 서울역 안으로 연장되는 풍경이 연상 됩니다. 타이포잔치도 이제 점차 글자 너머의 다른 세상으로 연장되고 있는 도중인 듯합니다. 다행히 수년에 걸친 많은 이들의 노력 덕분에 타이포잔치는 이제 비엔날레라는 이름에 걸맞은 주기도 갖추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잔치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전시내용

C( ) T( ) 가이드

방문자 A는 C ( ) T ( )에 들어섭니다. 이곳의 소통 방법은 문자와 기호뿐입니다. 방문자 A는 이 도시의 시민이 되기 위해 입국 심사와 몇 가지 간단한 절차를 밟습니다. 도시에 첫발을 내디딘 시민 A. 저마다 다른 표식을 한 시민들과 시선이 오가고 도시의 ( )들을 통과합니다. 시민 A는 자신이 가진 도구를 길잡이로 알 수 없는 상대로부터 질문을 받으며, C ( ) T ( )를 욕망하거나 추억합니다. Welcome to C ( ) T ( )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전시장 곳곳의 도시 관련 단어들을 입력하여
내가 도시를 생각하는 방식에 대한 결과를 알아보세요.

본전시 (중앙홀, 그릴)

중앙홀 바닥 전체에 깔려 시선을 확 사로잡는 작품은 영국의 작가 `와이 낫 어소시에이츠`와 `고든영`의 합작품인 `코미디 카펫 블랙풀`입니다. 이 위에 서 있으면 이 활자들의 일부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중앙홀 왼쪽에는 조각조각 난 활자들이 떠다니고 있는데 `스튜디오 스파스`의 `C( ) T( )` 작품입니다. 멀리서 보면 조각난 활자들이 `C( ) T( )`라는 것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그릴에 전시된 작품들은 리타이포 차이나, 아파타입, 열 개의 구축적 요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국의 왕츠위안의 <리타이포 차이나>라는 작품은 5개의 실크 스크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국처럼 전통과 근대가 뒤섞인 곳에서 타이포그래피는 그 자체로 지역이 가진 특수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회적 지표가 됩니다. 왕츠위안은 산서성 지방에 달린 커튼에 주목했고, 이 커튼은 집에서 쓰고 남은 천 조각을 모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중국 도시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고스란히 전해주는 작품입니다. 김두섭 작가의 <아파타입>이라는 작품은 한국의 아파트 단지를 바탕으로 그 외양을 글자로 나열합니다. 진하고 옅은 농도는 글자의 굵기를 통해 표현했으며 타일처럼 글자들이 배치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열개의 구축적 요소>의 작가 헬로우미는 동일한 간격을 두고 세워진 10개의 검은 벽을 통해 타이포그래피가 지닌 공간적 잠재력을 탐구합니다. 벽은 도시를 구조적으로 구분을 하고 일정한 공간을 분할하며, 규칙적으로 배열되어있습니다.

전시장의 중앙홀에서 작품을 감상해보세요. 활자들의
일부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특별전시 - 디렉터 : 에이드리언 쇼너시

영국왕립예술학교(RCA)의 에이드리언 쇼너시 교수가 디렉팅으로 참여해 주목을 받은 특별전은 문화역서울284 1층의 우측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참여 작가 6인은 전 세계 도시 중 특정 도시 6곳을 보여주는 온라인 지도의 링크를 부여 받아 타이포그래피, 색, 형태를 이용해 해당 도시를 표현하였습니다.
여섯 디자이너가 드러낸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표명입니다. 구글 지도를 통해 세계를 여행하며 그들이 만들어낸 도시 현실의 단면은 서울의 전시장에 걸려 방문객에게 여행의 시적 증류를 제공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들은 여행자의 우편엽서가 아닙니다. 이들은 그저 구글 지도로 상징되는 테크놀로지의 오지 속에 숨겨진 도시적 장소들일 뿐입니다. 여섯 이미지를 만드는 데 사용된 모든 이미지의 부분과 요소(여섯 디자이너의 가상 도시 경험 과정), 그리고 모든 글쓰기 조각들이 모여 시스템을 활용한 생성 방식은 영상 이미지로 모입니다. 그것은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기 어렵게 넘나들며, 유기체적이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 삶에 대한 환기가 될 것입니다. 작가들이 표현한 6개 도시는 포스터와 영상, 책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여섯 명의 디자이너가 배너를 통해 그려내려는
보이지 않는 도시의 여러 형태를 감상하세요.

종로 ( )가

종로는 서울 한가운데를 동서로 관통하는 가장 긴 통로입니다. 원래 종로 1가부터 종로 6가까지 있는데, 이 전시를 위해 가상의 ( )가를 만들어냈습니다. 여기에서 디자이너들은 광고물이라는 매체를 통해 타이포그래피와 그것의 기능, 발화, 표현 등을 연구하고 전시하게 될 것입니다. 작가들은 급격하게 진화한 서울의 간판 문화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과 추억, 그리고 옛 한국의 모습을 연결하면서 이들 사이의 타이포그래피적 담화를 이끌어 냅니다.
또한, 타입이나 레터링을 디자인하는 작업이나, 더욱 표현적이거나 소비할 수 있는 작업을 하는 작가들도 있을 것입니다. 몇몇 프로젝트는 장소 특정적 작업이거나, 오늘날 서울에서 발화되거나 발화되지 않은 소통의 규칙을 기반으로 한 개념적인 작업입니다. 또 몇몇은 아침부터 밤까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것들을 비틀고 재치 있게 표현하거나, 광고물 그 자체의 물리적, 형태적, 구조적 특징을 탐색한 결과로 나온 작품들도 있습니다. 타이포그래피를 통해 도시 일상의 경험을 시각화하고 소통을 자극하며 촉발한다는 점에서 작가와 관람객 모두에게 뜻깊은 경험을 제공하리라 생각합니다.

가상의 종로 ( )를 만들어냄으로써 광고물이란
매체를 통해 타이포그래피의 기능, 발화, 표현을 하게 됩니다.

( ) on the Walls

포스터는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적인 시각 커뮤니케이션 매체로, 도시와 함께 탄생해 줄곧 그 안에서 함께 살아 숨 쉬어왔습니다. 이는 우리가 ‘포스터’라는 매체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한편 포스터는 여러 매체의 흥망성쇠에 적응하며 키오스크나 스크린에 이식되는 등 그 소통 방식에서 많은 변화를 겪은 것도 사실입니다. ‘( ) on the Walls’ 프로젝트는 각기 다른 도시에서 살아가며 활동하는 작가들이 도시에 대해 갖는 다양한 생각과 경험이 포스터라는 매체를 통해 전개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를 위해 동시대 활발하게 활동하며 포스터나 엽서, 잡지와 같은 도시 속 매체를 다뤄온 일곱 명의 그래픽 디자이너를 선정, 자신만의 해석이 담긴 ‘타이포잔치 2015’ 공식 포스터를 의뢰했습니다.

도시문자버스 프로젝트

도시의 이동을 가능케 하는 지시 수단인 도로 기호와 텍스트를 이동의 주체인 버스가 흡수하여 도시를 래핑합니다.

도시문자버스는 실제로 제작이 되어
도시문자 탐사단을 실어나릅니다.

Seoul ( ) Soul

‘SEOUL ( ) SOUL’은 도시가 가진 무형의 가치를 엽서라는 매체를 통해 보여주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를 위해 지금 서울에서 운영되고 있는 400여 개의 동네 서점 가운데 50여 개를 다양성의 관점에서 선택했습니다. 문화역서울284 전시장에는 이들이 추천한 책을 소개하는 엽서와 서점 지도를 전시하게 됩니다. 이번에 선정된 동네 서점들은 새로운 서점이 가지는 신선함, 역사가 있는 중견 서점의 친근함, 전문 분야의 책을 다루는 서점의 독특함 등 자신만의 정체성과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엽서와 함께 제작된 서점 지도는 객관적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도 하지만 동네 서점이 만드는 가상의 네트워크도 보여줍니다. 서울에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공간들이 있습니다. 하나의 사람과 공간은 한 점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점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관점들이 드러나게 됩니다. 비싼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고, 큰 집에서 사는 것은 돈이 있다면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집 밖을 나서는 것이 즐겁고, 마주치는 사람들이 반갑고, 문화적 자극을 받으며 사는 것은 돈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성과 열린 마음은 도시의 일상을 풍요롭게 합니다.
서울의 다양한 동네 서점들은 우리의 삶에 활력을 주고 건강한 에너지를 공유하는 데 더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동네 서점의 현황과 가능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도시를 대표하는 엽서와 지도라는 매체를 통해 일상 속에서 ‘도시와 타이포그래피’라는 올해 타이포잔치의 주제를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서울 시내 400여 개 동네서점 중 54개 서점이
엽서라는 매체를 통해 각 서점의 매력을 전달합니다.

도시언어유

이 프로젝트는 도시에서 나타나는 텍스트의 여러 의미를 파헤쳐보는 관점에서 준비되었습니다. 마셜 매클루언이 이미 1962년에 <구텐베르크의 우주: 타이포그래피적 인간의 탄생>에서 언급했듯이, 인간은 텍스트로 존재합니다. 디지털 환경이 우리 일상과 더욱 밀접하게 교차할수록 매클루언의 타이포그래피적 인간의 의미가 현실화되고 있는 듯합니다. 특히 글자를 통해 그렇게 되고 있는데, 페이스북, 트위터, 사회 관계망 서비스 등 단 1초 사이에 수백만의 대화들이 오가고 있을 정도이니, 인간임을 규정하는 지표가 더 이상 육체나 피 같은 ‘물질’이 아니라 생각, 의견, 바이트, 곧 텍스트 같은 ‘비물질’일 것입니다. 여기서 언어 즉, 문자의 역할에 대한 고충이 심화하고 있는데, 단지 내용과 의미 전달 매체가 아닌 그 이상인 제3의 의미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언어의 파생, 기생, 증식, 그러니까 언어가 생겨나고 변하는 과정 즉 ‘언어의 유희’를 탐구하여 현재 인간이 어떻게 텍스트로 자기의 존재를 정의하고 있는지 고민한 결과물입니다. 더욱이, 타이포그래피적 인간이 밀집 거주하는 ‘도시’라는 커다란 대화방 안에서 탐구하고자 했습니다. 매클루언의 타이포그래피적 인간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여, 도시에 거주하는 타이포그래피적 인간의 주변 사물들에서 의미와 텍스트의 비전형적인 적용을 실험해보고자 했습니다. 이를테면 비닐봉지, 재떨이, 아파트 열쇠, 깜빡거리는 네온사인 등 다양한 적용 매체를 통하여 언어 유희적 내용에 적합한 오브제를 선정하여 적용했습니다.

책 벽돌

파주 출판도시 사람들은 책을 만듭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만나는 책에서부터 한 사람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마지막 책까지, 수많은 문자가 출판도시 사람들에 의해 편집되고, 디자인되고, 인쇄됩니다. 한편 이곳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 것이 책이듯, 가장 많이 버려지는 것 또한 책입니다. 잘못 인쇄된 책뿐만 아니라 멀쩡한 책들도 여러 이유로 인해 버려집니다.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이하 파티)는 수많은 문자가 명멸하는 도시에서 버려지는 책들에 주목한다. 그들의 궤적을 추적하고, 출판도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문자의 의미가 사라지는 순간, 책으로서 정체성이 사라지고 온전히 그 무게로 가치가 매겨지는 과정에 개입합니다. 이들을 모아 표지를 제거하고, 물에 불리고, 첨가제를 넣은 후 갈아서 반죽으로 만듭니다. 이 반죽을 다시 직접 제작한 틀에 넣고 말리면, 이윽고 하나의 벽돌이 만들어집니다. 이 벽돌들은 사라진 문자들의 기념비일 수도, 그저 덤덤한 무덤일 수도, 혹은 한갓 벽돌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시가 끝나면 벽돌들은 다시 출판도시로 옮겨지고, 현재 건축 중인 파티 건물 벽의 일부가 되어 문자의 도시에서 사라진 책들의 기억을 간직합니다.

‘PaTI에서 진행한 책으로 벽돌 만들기 프로젝트를 설명해 주고,
실제 만들어진 벽돌을 확인해 복 수 있습니다.

Asia City Text/ure

어떤 도시를 처음 방문할 때 우토리는 지도를 봅니다. 마치 신이라도 된 듯 아래를 내려다보며, 도시 전체를 조망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의 시선은 극히 일부에 국한됩니다. 한 개인에게 도시란 그를 둘러싼 360도의 풍경을 모아놓은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텍스처(texture)라는 단어는 ‘텍스트(text)’를 포함하고 있는데, 두 단어 모두 ‘엮다’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텍스투스(textus)’에 뿌리로 두고 있습니다. 글자들이 직조되어 텍스트를 이루고, 그 느낌은 질감(texture)이 됩니다. ‘아시아’라는 단어는 원래 유럽 너머에 있는 동쪽 지역을 이릅니다. 꽤나 개략적인 단어이지만, 여기에 선보이는 프로젝트는 이 거친 느낌에 대해 응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나 아시아라는 고정된 틀을 제거하고, 그래픽 디자이너와 타이포그래퍼들이 직접 두 눈으로 본 도시 풍경의 지점들을 전시합니다. 그 지점들이 연결되면 하나의 직조물이 만들어집니다. 바로 아시아 도시들의 ‘텍스트/처’가 되는 것입니다.

작가들이 직접 두 눈으로 보고 표현한 아시아 도시들의 단면을
영상 작품을 통해 만나보세요.

도시문자 르포르타

서울 서체를 비롯해서 국내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시 서체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전용 글자는 필요한 것일까? 도시 글자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도시를 홍보하기 위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역할 뿐 아니라, 공공시설을 위한 타이포그래피적 기능 역시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 글자체의 디자인은 전문성이 입증된 적임자가 맡고 있으며, 그 디자이너들의 역량은 잘 발휘되고 있는가? 수용자인 시민들의 정서와 편의는 배려되고 있는가? 선택된 글자체의 양식은 어떤 장점이 있으며, 그것이 도시를 표상하고 도시와 공존하기에 적절한가? 복잡다단한 삶의 양태가 얽혀서 고동치는 대도시를 틀에 박힌 하나의 형용사, 혹은 하나의 글자로 규정짓는 것은 타당한가? 도시 본연의 얼굴을 인위적인 이미지로 치장하여 오히려 부자연스러움을 야기할 가능성은 없는가?
도시 문자 르포르타주 프로젝트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비평적 응답을 다양한 양태의 사례들로 제시합니다. 포괄적 사례를 축적하는 ‘아카이브’의 수집품들을 나열하기보다는 도시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서로 다른 유형과 방식의 글자체들을 선별한 후 수집된 사례들의 실상을 몇 가지 문제의식들에 기반을 둔 축 위에 재배열하며 그 의미를 명료하게 파악해 들어갑니다. 도시가 간행한 보도자료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의 글자들이 실제로 기능하는 모습과 그 글자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직접 살핀 결과를 유형별로 다섯 가지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보고합니다. 각 카테고리는 한 종의 대표적인 메인 글자체와 여러 종의 서브 글자체로 구성됩니다.

워크샵 - 결여의 도시 A City without ( )

‘일상의 실천’ 세 명의 튜터를 중심으로 한 15명의 워크숍 참가자들은, 두 달 동안 정기적으로 진행된 워크숍 ‘결여의 도시’를 통하여, 이 도시를 감싸고 있는 욕망이 나아가 어떤 사회적 현상으로 이어지는지 관찰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그것이 제거된 후의 도시를 상상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워크숍 결과를 시각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삭제된 욕망은 결국 또 다른 종류의 욕망이나 갈등으로 대체되며 더욱 왜곡되어가는 도시의 단면을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궁극적인 도시의 모습을 일깨웁니다.

도시의 공간과 시간 등, 도시의 변화 아래에서
도시를 단단히 떠받치고 있는 요소들을 제거한 도시를 상상해보세요.

도시 환영(幻影/歡迎) 문자

도시를 여행하는 이방인에게 도시는 문자로 말을 걸고, 문자로 환영합니다. 환영(歡迎)의 단어는 문자를 넘어서 보다 상징적이며 인지적 심벌의 형태로 모든 도시에 존재합니다. 이방인이 도시에 도착하는 최초의 순간부터, 도시를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 환영(幻影) 문자는 매 순간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늘 방문객의 그림자처럼 함께합니다. “환영/환영/환영/환영/환영/환영/환영/환영…환영합니다!” 환영(歡迎)의 주체는 도시이며 아마도 대상은 도시의 방문객일 것입니다. 공항에 도착한 비행기 창문으로 보이는 공항 청사의 지붕을 시작으로 출입국 심사대, 환영 피켓, 대중교통 수단, 공용도로 톨게이트, 호텔 정문 발받침, 체크인, 웰콤 키트, 프리 워터, 기념품, 관광지 안내 지라시, 음식점 정문, 호텔 정문 등 거대한 도시의 공간과 프로그램이 이방인을 맞이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환영(歡迎)을 지시하고 소통하는 행위는 문자라는 형식을 통하여 매우 반복적으로 도시에 균일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문자가 도시에서 인간을 제어하는 행위와 문자가 도시를 대신하여 말하는 방식에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기록하고 실험하고자 합니다. 이마의 주름과도 같이 제어하기 힘든 도시의 공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불특정 다수를 위한 관습적인 환영의 인상과 방법을 기록하고, 호텔 방이라는 사적 공간 안에서 개개인을 정조준한 계획된 환영의 경험을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하고 전달하고자 합니다.
환영(歡迎)의 메시지를 환영(幻影)의 주체로 하여금 CITY WELCOMES YOU, WELCOME WELCOMES YOU

도시 구성 리포트

도시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 중 눈에 보이진 않지만 항상 작동하고 있는 도덕과 규율, 즉 시민의 대표적 의무인 세금, 끊임없이 생성되는 신조어, 도로교통법처럼 모두가 지켜야 하는 약속과 질서 등을 그래픽 작업으로 시각화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는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진 않아도 늘 곁에 있는 것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매 순간 숨 쉬며 살지만 너무 당연해 그 존재를 인식하지 않는 공기처럼 말입니다.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
  • 관람시간

    10:00-19:00(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 마감시간: 관람 종료 1시간 전

  • 전시장소

    전시장 위치 보기
    문화역서울284 1층
  • 관람정보

    무료전시
    전등급 관람 가능
  • 전시문의

    02-3407-3500
  • 찾아오는 길

전시에 대해 문의하기

본 전시와 관련된 문의사항은 하단의 연락처로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전화 문의는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합니다.
02-3407-3500

문화역서울284

  • 문화역서울284의 역사와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 전시프로그램 아카이브와
    전시정보를 알려드립니다.
  • 공지사항, 보도, 채용 등
    소식을 전합니다.
  • 대관안내, 조직도, 찾아오는 길 등
    이용정보를 전달합니다.